전설의 고향에 등장하는 꿩을 잡아 먹으려는 구렁이를 구해준 선비가 부인 구렁이한테 잡혀 죽기 직전에 상원사의 동종이 세번 울어 목숨을 구했는데 자기가 구해준 꿩이 종에 부딪혀 죽었다는 이야기가 오대산 상원사의 전설인줄 알았다.
이번 원주 여행에서 그 상원사가 치악산 상원사이고 우리나라에서 사찰로는 가장 높은 1,100m 고지에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치악산 북쪽에서 구룡사를 통하여 비로봉을 올라보니 남쪽으로 향로봉이 있고 그 남쪽에 금대봉 아래에 상원사가 자리하고 있다.
치악산 종주를 하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비로봉에서 금대봉까지도 10km가 넘고 산불방지로 통제기간이다.
하는수 없이 차량으로 이동하니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신림IC를 이용하여 50KM가 넘는 긴 여정이다.
성남탐방지원센터를 지나 편도차선을 따라 상원골주차장까지 한시간이 걸렸다.
오후 4시, 상원사까지 2.6km, 현재 고도 대략 해발 550m, 상원사 고도 해발 1,100m, 목표하산시간 6시 30분.
입구에 사찰에 필요한 용품을 옮겨달라는 요청문이 있으나 물품이 없다.
운전하던 모습 그대로에 스마트폰만 챙겨들고 상원사를 향하여 줄달음을 친다. 2.6km이면 한시간 반은 걸려야할 것이고 남동쪽 계곡길이므로 일찍 어두워지므로 어둡기 전에 내려오려면 시간을 줄여야 한다.
아름다운 계곡 모습은 카메라에 순간 순간 담아두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상원사에 올라가니 약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보통으로는 한시간에서 한시간 15분이 걸리는 길이겠지만 비로봉을 산행하고 난 뒤에 홀몸으로 오르니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깍아지른 바위절벽에 상원사가 자리하고 최근에 복원된 종각은 바위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을 하고보니 5시 45분이다. 5.2km 산길을 한시간 45분만에 주파하였다. 약간은 무리한 시간일 수 있겠으나, 주차장에 도착하였을 때 산행을 시작한 보살님은 상원사에 나보다 먼저 도착하였고 먼저 하산한 나를 1.2km 정도 내려왔을때 나를 추월하였다.
그 보살님의 발검음은 천사와 같이 가벼웠으나 내 발은 그러하지 못했다.
범종각 기둥에 써있는 글이 전설과 어우러져 마음을 울린다.
願此鐘聲 邊法界 (원차종성 변법계) 원하옵건데 이 종소리가 법계에 널리 퍼져
鐵圍幽暗 悉皆明 (철위유암 실개명) 철위산 깊고 어두운 무간지옥이 모두 밝아지며
三途離苦 破刀山 (삼도이고 파도산) 지옥, 아귀, 축생들의 고통을 여의고 칼산지옥을 깨트리어
一切衆生 成正覺 (일체중생 성정각) 일체의 중생들이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게 하소서
* 이 글은 범종각 하부에 코팅해서 붙여 놓은 설명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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