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마나남께서 사량도를 가자고 한다.
거가대교 개통이후 부쩍 잦아진 거제도 여행이었기에 간만에 창원을 거치는 구길로 간다.
가오치 선착장에 도착한다.
국내에 많은 곳을 돌아 다녔어도 배타는 것은 좀 익숙하지 못했다.
배가 선착장에 도착하고 한무리의 인파가 쏟아져 나온다.
우리는 이배에 차를 싣고 사량도를 향하여 출발한다.
상쾌한 바다향기가 코를 스치고 지나간다.
덕분에 한결 기분이 상쾌해 진다.
멀리 가오치 선착장의 모습이 보인다.
아담한 동산의 Skyline과 잘 어우러진 마을 풍경이 평화롭게 느껴진다.
사량도에 도착하여 한바퀴 일주를 먼저한다.
멀리 불모산이 보인다.
건강에 아직 자신이 없다. 저 능선을 끝까지 정복할 자신이 없다.
다음을 기약하며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긴다.
어느덧 석양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벅찬감동과 뜨거운 용솟음을 경험한 일출은 기억에 있지만 일몰의 기억이 흐미하다.
다도해의 일몰을 경험하러 서쪽으로 향한다.
하루해가 저물고 또다른 아침이 밝았다.
쾌청한 풍경이 펼쳐진다.
멀리 삼천포 화력발전소가 보인다. 한때 분진때문에 주민들이 빨래를 못 널었다는...
고성으로 향하는 배는 샤랑도를 미끄러지듯 빠져 나온다.
가을향기 가득한 구불구불한 시골길, 한참을 달려 고성 공룡 박물관에 도착을 하였다.
여러 종류의 공룡 모형에 화석들... 세계 공룡 엑스포를 한다고 홍보가 한참이다.
능선을 따라 상족암에 내려온다.
억만겁의 질곡이 지층에 남아 있는 곳.
군데 군데 남아 있는 공룡의 발자국이 학생도 아닌 나애게 의미를 주지 못하지만.
짤리고 파이고 깎일대로 깎인 바위에 걸터 앉아 조급하게 살아온 나를 되돌아본다.
왜그리 바빳을까?
하다못해 여행을 하면서도 바쁘게 살아온... 식사도 잊은채 쏘다녔던 지난날...
남서해안 일주를 하던 때가 생각났다.
밥을 주지 않는다고 앙앙 울어버린 마나님. 그땐 왜 그랬을까?
한 소쿠리의 낙지회로 미안함을 달래본다.
역시 모든 번뇌를 잊고 자연과 호흡하는 즐거움이 느껴진다.
회 한소쿠리에 감동이 물씬 풍기는 상족암에서 약간이지만 나는 변하고 있다.
바닷가를 따라 산책로를 걸으며 여유를 한껏 느껴본다.
젊은 부부가 애를 데리고 왔다.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가진 아이...
언제쯤 저렇게 손자손녀의 손을 잡고 산책을 할수 있을까?
여행코스가 끊나는 길에 백천사라는 절에 들렀다.
동양 최대의 와불과 목탁소리 내는 소가 있는 곳.
신라 문무왕 시절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하나 정유재란에 완전 소실되고 최근에 불사를 일으킨 곳이었다.
역사의 숨결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곳은 감흥이 없다.
글을 읽지 못하는 중생들에게 불경을 읽은 것과 같은 효과를 볼수 있다는 마니차가 그나마 독특했다.
뭇 중생의 손때가 묻어나려면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적절한 여유는 인간을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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